“왜 떠나냐” MBC 연예대상 공로상 받은 이경규의 수상소감은 시원통쾌하고 웃긴데, 곱씹어보니 존경스럽다
이경규. ⓒ뉴스1, MBC
괜히 개그계 대부가 아니다. 익숙한 것도 비틀어 보고, 거기에 웃음과 의미를 더하는 데에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는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이 열렸다. 전현무, 강민경, 이이경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개그맨 이경규(62)가 공로상을 수상했는데. 그는 짧은 수상소감으로도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MBC 공채 개그맨 1기 출신인 이경규는 무대에 오르며 후배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뭐 큰일 났냐. 못 받을 사람이 받았냐”며 말문을 뗐다.
꽃다발 안은 이경규. ⓒMBC
이어 “이거 진짜 받기 힘든 상이다. 나는 정동 MBC 출신이다. (MBC 사옥 이전에 따라) 정동에서 여의도로, 여의도에서 일산으로, 그리고 상암까지 왔다. 공로상을 안 받을 수 없다. 내가 이 시간까지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로상을) 받아야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와 MBC의 인연은 깊었다. 이경규는 “‘일밤'(‘일요일 일요일 밤에’)을 1000회 했다. 또 MBC 월드컵도 인기 있지 않나. 2002년 ‘이경규가 간다’로 깔아놓은 것을 김성주가 받아먹은 거다. 또 ‘복면가왕’도 내 거다. 원조는 ‘복면달호’다. 여러 차례 변호사와 만나 이야기 나눴는데 공로상 받았으니 참겠다”며 그간 참여한 프로그램을 돌아보았다.
“박수 안 칠 때까지!” ⓒMBC
끝으로 ‘명언 뒤틀기’를 시전한 이경규. 그는 “많은 분들이 ‘박수 칠 때 떠나라’고 얘기하는데 정신 나간 소리다”라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박수 칠 때 왜 떠나냐. 한 사람도 박수 안 칠 때까지 활동하겠다”며 열일 의지를 표명해 여느 때보다도 큰 박수 소리를 이끌어내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 지었다.
1981년 데뷔한 이경규는 올해로 42년째 활동 중이다. 총 8회의 방송연예대상을 수상했으며 MBC(4회), KBS(1회), SBS(1회) 방송 3사의 연예대상을 모두 받아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